손수 만들었습니다.

그동안 구경만 하고 사지 못했던 이유는
1) 일단 값이 꽤 나갑니다!
2) 그 값을 주고 싶을 만큼 확 꽂히는 게 없었습니다 🥸
1번의 이유는 사실 그리 중요하진 않았어요. 어느정도 납득이 되었달까요-
추후에 얻은 정보를 덧붙이자면,
한국에는 대량으로 자카드원단을 생산하는 공장만 극소수로 남아 있다.
중국 공장은 단가는 저렴하나 역시 대량생산 시스템이고, 섬세하게 소통하며 디자인을 조율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으며,
폴리 혼방을 사용했다. (폴리의 쨍한 색감보다 차분한 면의 색감이 좋더라구요. 그리고 천연소재인 점!)
따라서 미쿡에서 들여와야 하는데.....이하 생략
2번의 이유가 관건이었습니다만,
커~ 다란 이 물건에게 나의 방 한쪽 벽을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가?
하루의 시작과 끝, 그리고 문득 바라볼 때마다 불어올 그 그림 속 공기...를 마시고 싶을까!?
그래서 마음을 먹게 되었답니다.
그리자, 그림을!
주제
는 이미 주어졌어요.
마음 한켠에 자리했던 아주 작은 방이었어요.
자유롭게 나다운 모습으로,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는대로 살고 싶다는 소망이 머물고 있는 작은 방이었지요.
이걸 직접 그려서 눈으로 감상하고 싶었습니다.
3개월 정도에 걸쳐 느릿느릿 🐎∿∿
그동안, 그 작은 방은 3층 건물이 되고, 건물들이 모여 길을 만들고, 사람들은 하나 둘 늘다가
첩첩산들이 둘러싸고 좁은 강줄기가 흐르는 작은 시골 마을이 되었습니다.
그곳은 STREET038.

이 풍경을 꺼내볼 때마다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몸이 자연스러워졌어요.
(다채로운 컬러로 표현된 원화는, 제품 주문시에 드리는 엽서에 담아두었습니다잇)
그다음 STEP은 ☞ 이 섬세한 그림을 자카드 직물로 표현하기..
처음엔 그냥 쉽게쉽게 가자는 마음으로, 사진을 자카드 태피스트리로 주문제작해주는 대행 업체에게 맡겼었는데요,

결과는, '별로라서 감사했다' 입니다.
직물로 짜올리다보니 그 다채롭던 컬러감은 사라지고, 섬세한 선들은 뭉개졌어요. (그림 말고 대비가 확실한 사진을 맡겼다면 괜찮았을 듯?)
의도했던 그대로 표현이 되지 않은 덕분에,
직접 미국의 자카드 직조 장인분과 컨택하여 이 공정에 대해 자세히 배울 수 있었고, 오랜 연구 끝에 모든 컬러와 선들을 입맛에 맞게 실로 짜올릴 수 있었습니다.. 🌤️
복잡한 과정이었지만, 원하는 대로 구현된다는 그 희열이란!
진정한 나의 물건이다- 싶은,
자랑스러운 내 제품이다 싶은!
물건을 만들어냈습니다.

할 수 있는 한 수많은 가짓수의 컬러를 사용해보고 싶었습니다.
6가지 실컬러의 수백가지 조합이 만드는 최대한 다양한 컬러들을 눈으로 하나~하나 탐색해보고 싶었답니다!
창밖 풍경처럼 디자인된, 이 그림의 창가 선반 위에는 짧은 문장 하나가 (숨겨져?)있습니다.
